하나님은 모세에게 아론을 제사장으로 임명하고 그에게 제사장의 의복을 만들어 입도록 하였습니다. 제사장의 옷은 일곱 벌을 겹쳐 입는 복잡한 복식구조로서 제사장의 권위와 성결을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그 옷의 구조를 살펴보니 특별한 모습이 보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흉패에 이스라엘의 12지파의 이름을 보석에 도장을 새기는 방법으로 새겨서 매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깨에 두르는 어깨띠 역시 양쪽에 여섯 지파씩 도합 열두지파의 이름을 동일한 방법으로 새기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제사장의 임무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백성들의 죄를 용서하는, 형식적인 직분의 개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제사장의 직분은 백성들의 이름을 가슴에서 새기고 어깨에 메는 것인바, 그것은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가슴에 품는 다는 것이요 그들의 무거운 짐을 함께 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도장을 새기듯 이름을 새기라고 한 것은 백성들의 이름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그들의 미세한 소리까지도 경청하며 보살피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로부터 옷은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것인데, 일곱겹으로 된 장중한 옷, 여러 가지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옷, 다만 그 옷을 입는 것만으로 제사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을 향한 올바른 삶의 내용이 담보될 때 그가 참된 제사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제사장은 누구입니까? 먼저 목사입니다. 목사는 무엇입니까? 성도들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는 자입니다. 성도들의 이름을 어깨에 메는 자입니다. 불철주야 새벽미명 시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무시로 가슴에 새긴 성도들의 이름을 놓고 기도하는 자가 목사입니다. 그 이름들이 가진 질곡의 삶을 함께 어깨에 메고 가는 자가 목사입니다. 가슴에 성도들의 이름이 없다면, 어깨에 성도들의 삶이 메어져 있지 않다면 그는 더 이상 목사라 할 수 없습니다. 목사의 가운이, 그 호칭이 목사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을 향한 참된 사역이 목사되고하고 그를 목사로 존경받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제사장은 누구입니까? 그는 세상의 지도자요 위정자입니다. 역시 지도자란, 위정자란 백성들의 이름을 도장을 새기듯 가슴에 새기는 자요 백성들의 이름을 어깨에 메는 자입니다. 선거철에만 시장바닥을 휘젓고 새벽 미화원들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무시로, 평소에, 바닥의 삶을 찾아 돌보고, 그들의 고통의 신음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누구입니까? 죄 많은 인간의 이름을 가슴에 품고 있는 분이십니다. 무거운 짐진 인간의 이름을 어깨에 메고 있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죄많은 인간의 이름을 가슴에 품고 계시다는 것을 우리는 탕자의 비유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아버지의 재산을 미리 상속받아 타국으로 가서 모든 것을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버린 탕자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 날마다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던 아버지는 그를 먼저 알아보고 달려가 기쁨과 감격의 눈물로 아들을 맞이합니다. 죽은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왔으니 새옷을 입히고 신을 신기고 소를 잡아 잔치를 벌이라고 합니다.(눅 15:20-24) 예수님은 탕자를 기다리고 맞이한 아버지를 우리의 하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멀리서 먼저 아들을 알아보고 달려간 아버지, 그 아버지는 바로 당신의 가슴에 아들의 이름을 새기고 있었던 분입니다. 그 아버지는 당신의 어깨에 아들의 짐을 함께 지고 있었던 분입니다. 아들의 이름을 결코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있었기에, 아버지는 천년을 하루같이 날마다 탕자가 돌아올 것을 기다리며 대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이 죄인들을 살리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것입니다. 이제 백성들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고 어깨에 메는 사명은, 직분을 맡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임을 알아야 합니다. 장로가 무엇입니까? 권사가 무엇입니까? 집사가 무엇입니까? 모두가 성도들의 이름을 가슴에 품고 어깨에 메는 청지기가 아니겠습니까?

바라기는 이 위기의 시대에 영적지도자와 세상의 지도자들이 성도와 백성들의 이름을 가슴에 품고 어깨에 멤으로서, 교회가 회복되고 나라가 살아나는 놀라운 은혜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