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 대학의 총장이자 가톨릭 신부였던 얀 후스는 로마교황청의 타락상을 비판하다가 이단으로 정죄되어 화형으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로부터 백년 후, 1517년 10월 30일, 독일의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회 문에 카톨릭 교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내걸면서 역사적인 종교개혁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중세 교회는 세속화되어 타락했으며, 엄청난 토지와 부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교회가 부를 축적하면 축적할수록 일반 백성들에 대한 착취는 심해졌습니다. 더욱이 로마 교황청은 죄를 사해준다는 면죄부를 팔아서 바티칸 성당의 건축비로 충당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면죄부의 잘못된 점에 대해서 루터는 침묵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루터는 죄사함받고 구원을 얻는 것은 면죄부를 사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참된 구원을 위한 ‘오직 믿음’, ‘오직 은총’, ‘오직 말씀’을 강조하였습니다. 오늘은 총회가 정한 여신도주일을 맞아 여신도회 헌신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전국여신도연합회에서 정한 여신도회의 금년도 표어는 “종교개혁 500주년, 참 교회를 세워가는 여신도회!”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종교개혁의 참된 정신인 ‘믿음’, ‘은총’, ‘말씀’으로 돌아갈 때 참 교회를 세워갈 수 있습니다.

종교개혁은 첫째로 사람의 개혁입니다. 특히 사람 중에서 지도자의 개혁입니다. 지도자가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지 못하면 그 공동체는 타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서는 엄격한 지도자의 삶의 자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출애굽기에서는 제사장으로 위임받기 위해 먼저 제사장이 스스로 참회하는 속죄제를 드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롬 3:23-24)에서는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다고 합니다.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요 허물 많은 자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죄와 허물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믿는 믿음으로 용서 받을 수 있으며, 그리스도를 통한 속량은 하나님께서 값없이 베푸신 은혜라고 가르칩니다. 올바른 개혁은 지도자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먼저 목사가 바로서야 합니다. 이어서 장로가 바로서고, 권사가 바로서고, 집사가 바로서는 것에서부터 참 교회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특별히 임금과 높은 권세를 가진 모든 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딤전 2:1-2). 이것은 세속의 권세에 머리 숙이고 아부하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이 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 의와 구원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면죄부의 많고 적음이 아니고, 소유의 많고 적음도 아니요, 배움의 많고 적음도 아니고, 권세의 높고 낮음도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성도요, 모두가 한 형제요 한 자매인 것입니다. 그런데 중세교회의 지도자들은 차별화를 통해서 백성들을 착취하였던 것입니다. 그 한 예가 평신도들이 성경을 읽지 못하도록 번역을 금지하고 라틴어 성경만을 고집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루터는 모든 사람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였습니다. 루터로 인해서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 죄인이라는 것, 구원은 믿음으로 오는 것이며, 그것은 차별이 없다는 것, 이 놀랍고도 기쁜 소식을 눈으로 확인하고 읽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 안에서는 종이나 야만인조차도 차별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만유시고 만유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예수님은 모든 자의 구세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은 바로 차별의 개혁이요, 불평등의 개혁인 것입니다. 모든 백성이 사람으로 대접받고, 모든 백성이 공평한 기회를 얻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종교개혁의 기본 정신인 것입니다. 특별히 고난당한 백성, 억울함을 당한 백성들의 눈물을 씻어 주는 것이 종교개혁의 정신인 것입니다.

오늘 여신도회 헌신예배를 드리면서 종교개혁의 참된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50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개혁되어야 할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믿음으로, 은총으로, 말씀으로, 먼저 참된 교회를 세우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운 참된 교회가 세상의 누룩이 되어서, 이 땅의 나라도 참된 나라로 변화되는 세우게 되는 놀라운 개혁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