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다가 시장하여 이삭을 잘라 먹었습니다. 이를 본 바리새인들은 밀 이삭을 잘라 손으로 부빈 것을 노동으로 보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을 범하였다고 비난하였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사울의 살해 위협을 피해 도망 다니던 다윗이 제사장들이 먹는 떡(진설병)을 받아먹었다고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제사장들이 안식일에 제사 준비를 위해 일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안식일을 단순히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형식에 매인 율법으로 묶어 두지 말라는 것입니다. 안식일에 배고픈 피난자에게 먹을 것을 줄 수 있고, 제사장들은 예배를 위하여서 그에 합당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이 보는 앞에서 한 쪽 손이 마른 자의 손을 고쳐주셨습니다. 너희가 기르던 양이 구덩이에 빠졌을 때, 그날이 안식일이라고 해서 양을 구해내지 않을 것이 아니니, 양보다 귀한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안식일을 바라보는 관점은 구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인자가 안식일의 주인이니라”(마 12:8)고 말씀하신 것은 인간에게 구원을 베풀기 위해서 당신이 오셨다는 것입니다. 서두에서 안식일은 창조의 완성이라고 한 것처럼, 예수님은 안식일을 구원이 완성된 날로 보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구원의 완성으로 오셨다는 점에서 안식일은 주일로 이동합니다. 사망권세를 이기고 부활로 구원을 이루신 날이 주일이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모세는 안식일을 지켜야 할 당위성에 대해서, 너희가 애굽의 종으로부터의 구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소나 네 나귀나 네 모든 가축이나 네 문 안에 유하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하고 네 남종이나 네 여종에게 너 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네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거기서 너를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명령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신 5:14-15) 안식일에 사람과 가축이 모두가 쉬어야 할 것은, 다시는 애굽에서 당하였던 종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만약에 너희들이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베푸신 출애굽 구원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안식일을 지킨다는 의미는 단순히 일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에 동참하고 그 구원을 누린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 11:28-30)고 하셨던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는 주일에 안식일의 주인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쉼과 안식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는 것은 이 날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세상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근심의 짐, 두려움의 짐, 병마의 짐, 죄악의 짐, 이 모든 세상 짐을 벗어 버리고 마음에 위로와 평강을 얻는 것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힘과 능력을 받아 한 주간을 소망가운데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엿새 동안은 힘써 일하고 일곱째 날에 쉬라고 하셨는데,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킴으로 새롭게 주어진 엿새를 힘써 일할 수 있는 것입니다.

톨스토이의 민화집 ‘사람에게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의 주인공인 ‘파흠’은 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바티칼 마을을 찾아 갑니다. 천 루불을 내고 아침에 출발해서 해지기 전까지 마을로 돌아오면 하루 종일 표시한 땅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욕심 많은 파흠은 가능한 멀리 나갔으나 마을로 돌아오기에는 너무 멀리 가고 말았습니다. 죽을힘을 다하여 달렸으나 마을에 도착하는 순간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더니 죽고 말았습니다. 탐욕의 종이 되어 쉼 없이 달리는 삶은 사망에 이르고 마는 것입니다. 주일을 지키지 않고 한해를 달려간다고 해서 남보다 52일을 더 앞질러 가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쉼과 안식이 없는 달음박질은 사망을 향해 나아갈 뿐입니다. 엿새 동안을 힘써 일하고 일곱째 날을 거룩하게 지키는 자만이 길고 긴 인생을 능력으로 완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시기 바랍니다. 이날에 안식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시기 바랍니다. 주를 만남으로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주님께서 손수 메어 주시는 쉽고 가벼운 짐을 메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힘과 용기를 가지고 한 주간을 힘써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