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씀을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처절한 말씀이 마태복음 27장46절에 나오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입니다. 그것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말씀입니다. 이어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는 말씀을 남기고 운명하셨습니다. 왜 하나님은 예수님을 버리신 것입니까? 그것은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예수님 자신은 한점 흠없는 하나님의 아들이기에 십자가에 버려질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지고계신 인간의 죄 때문에 당신은 버림을 당해야 했던 것입니다. 세례요한은 예수님을 향하여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양”이라고 하였는데, 예수님은 세상 죄를 지고 십자가상에서 버림을 당했습니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입니다. 하지만 십자가에 자신을 버리고 나니, 사흘 후에 새로운 생명으로 부활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하는 고린도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묻기를 죽은 자들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며 어떠한 몸으로 오느냐 하리니 어리석은 자여 네가 뿌리는 씨가 죽지 않으면 살아나지 못하겠고”(고전 15:35-36) 땅에 뿌려진 씨가 죽으면 새로운 새명으로 싹을 틔우듯이 죽은 자가 다시살아나는 부활도 그렇다고 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 12:24)고 하신 말씀과 동일합니다. 씨앗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땅에 내어놓지 아니할 때는 발아가 되지 못할 것이고, 반대로 씨앗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땅으로 내어 놓고 죽을 때, 싹이 트고 열매가 맺어 지듯이, 부활도 그렇게 자신을 버리고 죽일 때 일어나는 생명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부활의 역설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죽을 때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활은 나를 버리는데서 부터 출발합니다. 이 버림이 없으면 절대로 우리는 부활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철저하게 버림을 당함으로서 완전한 생명으로 부활하셨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죽여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옛 사람의 허물입니다. 나의 잘못된 과거의 삶입니다. 허물많은 나의 옛사람을 버릴 때에 우리는 부활생명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버리고 죽이는 것이 쉬운 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악한 세력은 시시때때로 우리를 유혹합니다. 사도바울은 선을 행하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속에 죄에 법에 사로잡혀있는 악한 모습이 있음을 발견하고서는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롬 7:24) 고 탄식하였습니다. 그런데 바울만이 곤고한 사람이겠습니까? 모든 사람은 예외없이 죄로 인하여 탄식할 수밖에 없는 곤고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죄의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죽음을 내 몸에 짊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우리 살아 있는 자가 항상 예수를 위하여 죽음에 넘겨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죽을 육체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11) 예수의 죽음을 우리 몸에 짊어진다는 것은 옛사람의 허물을 십자가에 못박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진 자는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거듭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인데, 그것이 곧 부활이라고 합니다.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나니 육의 몸이 있은즉 또 영의 몸도 있느니라”(고전 15:42-44) 무엇이 부활입니까?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욕된 삶이 영광스러운 삶으로, 약한 육신이 강건한 육신으로, 유한한 육의 몸이 신령한 영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예수로 말미암은 부활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나의 모든 옛사람의 허물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예수와 함께 부활생명으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썩지 아니할 삶, 영광스러운 삶, 강건한 삶, 신령한 하늘의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가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