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그릇에 담겨진 보화 (고린도후서 4:7-12)

최근 아시안컵 축구경기에서 국가대표 축구팀은 비록 결승전에서 호주에 2대 1로 지고 말았지만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중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넣어준 손흥민 선수가 단연 으뜸이었는데 그의 몸값은 무려 연봉 300만 유로(약 42억 원)이라고 합니다. 그는 또한 1000만 유로(142억원)의 팀 최다 이적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선수인 호날두는 이적료가 무려 94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1140억원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축구선수 하나를 데려오는데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주어야 하는데 그리스도인에게 몸값을 매겨본다면 어떻겠는가 상상해봅니다. 세상은 높은 몸값을 가진 자를 대우하고 그를 부러워하고, 그러기에 자신의 값어치를 되도록이면 높이려 합니다. 그런데 믿는 자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몸값을 낮추어야 제대로 대접을 받습니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바울은 자신의 몸을 질그릇으로 표현합니다. 질그릇은 윤기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깨어지기 쉽습니다. 다윗도 자신의 고난의 실상을 호소하면서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나이다”(시편 22:15) 리고 표현합니다. 당대 최고의 석학이자 율법에 정통했으며 로마의 시민권을 소유한 바울과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왕인 다윗은 자신들을 질그릇으로 표현합니다. 세상의 누구보다도 능력있고 뛰어난 자들이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자신을 질그릇으로 여기며 인간의 나약함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의 신앙은 질그릇에서 출발해야 함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질그릇은 깨어지기 쉽습니다. 그렇게 내가 깨어질 때, 나의 자아가 조각 조각으로 부서질 때, 하나님을 온전히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의 성숙, 믿음의 성장 또한 날마다 자신을 깨는 것으로 이루어지며 교만과 이기심으로 단단하게 무장한 자신을 날마다 깨는 것이 믿음의 성장 과정입니다. 바리새인이과 세리의 기도를 살펴보면(눅 18:11-12) 바리새인은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라고 기도하였으나 세리는 같이 올라온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기도합니다. 예수님은 세리가 의롭다고 하시며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자신을 부수고 깨는 기도여야 합니다. 자신을 낮추는 기도여야합니다. 자신을 깨는 회개의 기도, 나를 부수고 허무는 그 과정을 통해서 믿음은 성장할 것입니다.

이제 사도바울은 질그릇같은 자신 안에 보배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 보배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를 내 안에 모시니, 질그릇같이 약하고 천한 나의 삶이 변하여, 세상을 이기는 담대한 삶을 살게 되었으니, 예수가 내 삶의 보배가 된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고, 답답한 일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거꾸러뜨림을 당하더라도, 내 안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낙심하지 아니하고 그 모든 박해와 거꾸러뜨림을 이길 수 있었다고 합니다.(8-9절)

우리는 나를 거꾸러뜨리고 나를 위협하는 이 험한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는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 다시 사셨기에, 저를 나의 삶 속에 모시는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기꺼이 예수의 죽음을 내 몸에 짊어진다고 합니다.(10절) 세리의 기도처럼 나는 불쌍한 죄인이라고 자백하는 것, 그래서 나는 날마다 죄로 인하여 죽겠다고, 날마다 옛사람의 허물과 교만을 버리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는 것입니다. 예수의 이름이 내 삶 속에서 보배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죽어야 합니다. 겉만 화려하고 빛나는 옛 사람의 그릇을 버리고 나는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에 불과함을 고백하고, 그 속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실 때, 더 이상 질그릇이 아니라, 보배를 담은 가장 소중한 그릇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생명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내 삶 속에 모시고 살아간다면,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는 은혜를 경험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내 삶에 모심으로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지는 은혜의 삶을 살아가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