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한성수목사님,

그간도 목사님 내외분과 가족들, 그리고 강동교회 성도님들 모두 평안하셨는지요? 저희 부부는 목사님과 강동교회 성도들의 후원에 힘입어 요즘 거의 매일 두어시간씩 정전이 되는 이곳 형편에 잘 적응하며 불편함없이 맡겨주신 사역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지난 번에 있었던 어머니학교 이후의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어머니학교에 참석했던 현지인 어머니들이 각 가정으로 돌아가서 많은 변화와 회복을 경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성경적 여성상을 회복하고, 기도하는 어머니로, 돕는 배필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뜻대로 영향력있는 어머니로 살기로 결단한 모든 어머니들의 삶에 성령의 도우심과 축복이 있기를 계속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곳 현지인들의 가정은 정말 우린 상상도 못할 문제들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남편과 자식들의 알콜중독과 마약중독 문제로 고통당하고 있습니다. 이들 평균 하루 일당이 만원-만오천원인데 한 달에 일할 수 있는 날이 20일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인구의 절반 이상은 그런 일거리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강도, 살인, 강간 사고가 자주 일어납니다.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강간의 피해자가 되는 데, 최근에도 5살짜리 여자아이가 강간당한 후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문화가 강간을 묵인하고 또 전통적으로 그런 풍습들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 남아공은 에이즈환자가 40% 이상, 거의 50%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정부에서 발표하는 수치는 그것에 훨씬 못미치지요. 심지어 Free State는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의 수치가 전체 인구의 79%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곳 여성이 남자와 첫 경험을 했을 때에 에이즈에 걸릴 확률이 90%라고 하니 그 심각성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을 돕는 길은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로 이들 가정을 회복시키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가정을 교육시키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아내는 어머니학교를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토착화 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준비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현지인들 어머니학교가 2회째이었는데도 이미 좋은 소문이 나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고 싶어합니다. 또한 어머니학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은혜를 유지하고 서로 격려하기 위한 어머니들의 모임이 각 지역에서 한인 선교사들 중심으로 행하고 있고 확산 중입니다. 이것도 최종적으로는 현지인들 스스로 모임을 이끌고 선교사들은 뒤에서 돕는 역할만을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저는 지난 7월 13-19일에 Namaqualand라는 지역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 함께 사역하는 한인선교사 김경환목사님((Stellenbosch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이곳에 선교사로 남아 사역하는 40대 후반)과 크리스토퍼목사님(영어, 아프리칸스어, 코사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60대 초반의 유색인), 이렇게 세 명이 다녀왔습니다. 나마콸란드라는 지역은 직경이 300km정도 되는 광범위한 지역이고 저희는 Springbok 근처의 Concordia라는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700km가 조금 넘는 곳이고 자동차로 8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Corcordia를 비롯한 주변 마을이 광산으로 형성된 마을인데 이제는 모두 폐광이 되어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땅은 넓지만 농사는 지을 수 없는 토질... 마을의 도로들은 거의가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이며 대부분의 집들이 더운물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저희들이 거하던 집에도 난방과 더운물이 나오지 않는 집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천장도 없고 지붕이 양철로 되어 있어 바깥 기온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저희가 머물던 집 뿐 아니라 그 지역의 거의 모든 집들이 이런 형태로 지어져 있습니다. 아프리카인데 난방시설이나 더운물이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곳 겨울도 뼈가 아리게 시려오는 추위가 지속됩니다. 반면 여름이 되면 모기의 극성과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가 계속된다고 합니다. 낮이고 밤이고 인적이 드문... 겉으로는 평화스러워 보이는 곳이지만 일자리가 없어 무척이나 가난하게 살아가면서 기회만 주어지면 그곳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사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의 Bible School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곳 목사님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서 시작이 되었지만, 그 지역 사람들이 유색인들로 주로 아프리칸스(Afrikaans)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프리칸스로 강의를 할 수 있는 크리스토퍼목사님이 한 달에 한 번씩 2박3일 방문해서 집중강의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한인선교사가 와서 가르칠 때에 성경을 배우는 것 뿐 아니라, 그런 기회를 통해서 관계를 형성함으로 재정적인 도움을 받으려는 기대감이 있었을텐데, 자기들과 같은 유색인 목사가 와서 가르침으로 인해서 언어는 자유롭지만 그 외의 기대감이 충족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나 김선교사의 선교방침이 재정이 아니라 복음이기 때문에 현재 그들이 원하는 것은 충족시켜줄 수 없지만, 이번 저희들의 방문이 그들에게 자그마한 희망과 용기를 주게 된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의견을 물어 훗날을 위해 신학교 이름을 Namakwa Bible Centre라고 지었고, Committee도 만들고 몇몇 사람을 세워 스스로 모여서 공부하는 방법도 가르쳐주었습니다. 매일 저녁에는 강의가 있었습니다. 12-14명이 꾸준하게 참석했고 그들에게는 아프리칸스어로 번역한 교재를 나누어주었고 기본적인 영어는 알기 때문에 영어로 강의를 했어도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낮 시간에는 현재 수업에 참석하지 않는 목사님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사정을 듣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광산촌(현재는 폐광)이라 마을이 서로 떨어져있는데 다른 마을에서 오는 목사님들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경제적인 문제였습니다. 오가는 휘발유 값을 감당하지 못해서 바이블스쿨에 오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나마콸란드 전 지역에 방송되는 Namakwa Radio Station(FM 98.1)에 가서 바이블스쿨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자주 찾아가야 그곳에 바이블스쿨을 빠르게 정착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 가지 형편상 자주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일 년에 두 차례 정도 찾아가려고 합니다.

이곳 Zwelihle와 Gansbaai에서의 사역은 꾸준히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스바이에서는 3주전부터 그곳 초등학교 교실을 빌릴 수 있어서 책상과 의자가 제대로 갖추어진 상태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한목사님!

이 모든 사역들이 함께 해주시는 하나님과 더불어 목사님의 끊임없는 기도와 관심과 사랑과 후원 때문임을 잘 압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하나님의 은혜가 목사님 가정과 강동교회 위에 넘쳐나기를 늘 기도하겠습니다.

남아공 Sandbaai에서 강희원, 권향미 선교사 드림